Smart Heuristics

존 브록만의 머리말

게르트 기거렌처는 “정보가 많다고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니잖습니까?”라고 말하고는 이렇게 덧붙인다. “좋은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다룬 베스트셀러가 ‘모든 정보를 수집해서 신중하게 분석하고, 가능하면 최상급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아 최적의 선택을 계산해내라’고 우리에게 말하는 다른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이 완벽한 정보를 확보해야 당면한 문제를 최적으로 해결해 낼 수 있는 것처럼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추정한 이론에 노벨상이 수여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고 확보할 수 있는 정보량도 빈약한 조건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야구나 크리켓 혹은 축구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공을 받는지 생각해보십시요. 그들은 공의 궤적을 예측하기 위해서 복잡한 미분 방정식을 머릿속으로 계산해야 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단순한 어림셈법(simple heuristics)을 사용합니다.

공이 높이 올라가면 그들은 공을 응시하며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 어림셈법은 응시각, 즉 공과 눈 사이의 각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달리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때 선수들은 궤적을 계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 예컨대 공의 최초 속도, 거리와 각 등을 무시하고, 응시각이란 하나의 정보에만 집중합니다.”

기거렌처는 마음을 인지적 낙관자로 보는 관점에 대한 대안, 또 반대로 마음을 인지적 구두쇠로 보는 관점에 대안을 제시한다. 사람들이 정보를 무시한다는 사실은 불합리석의 한 형태로 종종 잘못 여겨져왔고, 우리가 흔히 범하는 인지적 오류를 해석하는 책들도 무수히 많다.  7년간의 연구 끝에 기거렌처 연구팀은 실행 가능한 대안을 찾아냈다. 신속하고 간결한 의사결정, 즉 사람들이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실제로 사용하는 똑똑한 어림셈법을 연구한 성과였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좋은 결정을 내리려면 우리는 때때로 정보를 무시해야 한다. 문제는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사람들이 실제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연구하는 이들에게 기거렌처의 연구는 무척 중요하다. 그의 연구는 특히 심리학자와 경제학자, 동물학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지능형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심혈관계 중환자실의 결정, 직원 선발, 증권 선택 등을 위해 어떻게 신속하고 간결한 전략을 구성할 수 있는지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기거렌처는 이렇게 말한다. ” 내 연구 결과를 통해,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인간의 합리성을 전지전능과 최적화라는 완벽한 이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흥미롭지만 시급한 문제를 최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습니다. 인간의 행동이 이런 신적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많은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정신은 불합리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짓습니다. 극단의 합리성과 불합리성이 오늘날을 지배하는 두 가지 관점이지만, 이 둘은 인간 추론의 본질과 거리가 멉니다.내 목적은 현재 상황을 비판하여는 게 아니라,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 게르트 기거렌처, GERD GIGERENZER –

독일 심리학자. 베를린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인간개발연구소 산하 적응행동 및 인지연구소 소장, 시카고 대학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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